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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선

피해자가 가해자로 몰리는 세상이 되어 버렸네요

by 정보리 2022. 6. 24.

 

살인사건이 있었습니다. 뉴스에 보도된 내용으로는 흡연 문제 때문에 다툼이 있었고 그것이 살인으로 이어졌다는데요

 

 

왜 집앞에서 피워?…살인 부른 담배연기, 이웃 1명 숨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7/0001671779?sid=130

 

 

보통은 이런 일이 일어나면 무고한 죽음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거나 그냥 관심없이 지나가곤 하는데 '흡연'이라는 말이 들어가면서 사건이 또 다른 양상으로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사에서 피해자가 흡연을 했다는 사실이 언급되면서 흡연자에 대한 혐오감정을 담은 악성댓글들이 기사 및 커뮤니티 등에서 넘쳐나고 있는 상황, 댓글 작성자들의 논리는 흡연은 마치 농약을 살포하는 것 같은 살인 연기를 내뿜는 것이기 때문에 흡연충 즉 흡연자는 죽는게 당연하고 잔인하게 살해해도 무죄가 되도록 법을 만들어야 된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의 지인임을 주장하는 커뮤니티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이 알기로는 피해자는 흡연자가 아니고 사건도 흡연때문이 아니라는 것인데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dcbest&no=59614

 

글 작성자는 흡연자도 아닌 사람이 왜 흡연충이라며 손가락질을 받아야 되는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뭔가 더 할 수 있는게 없음을 답답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실제로 흡연을 했다고 해도 이 사람이 살해당하는게 정당화 되고 오히려 비난까지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 의문입니다.

 

 

흡연자에 대한 혐오감정은 꽤 오래전 부터 있어왔던 일인데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아마 이러한 주장의 저변은 흡연은 자신들(댓글작성자)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행위라고 믿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당장 담배의 생산과 판매가 중지되어야 하고 흡연자들은 보이는대로 체포되어야 할 텐데 흡연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어떤 규제도 없고 여전히 편의점 매대의 뒷편에는 수많은 담배갑들이 좍 놓여 있지요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담배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라는 1인 시위를 하거나, 지금은 국민청원이 없어졌으니 국민제안이라는 것을 하거나... 살해당한 사람을 욕할 정도까지의 문제라면 자신들이 생각하는 위협을 없애기 위한 뭔가 조치를 이끌어 내야 할텐데 이에 대한 어떠한 행동도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금연구역은 자꾸만 늘어나고 있고 주변에 흡연하는 모습도 점점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담배 피우면 안되는 곳에서 흡연하려는 사람에게 주의를 주면 그걸 가지고 행패를 부릴 사람이 몇이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요즘에는 그런걸 그냥 넘어갈 분위기도 아니지요.

 

"흡연충은 잔인하게 죽여도 된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본인이나 주변사람들이 흡연때문에 생명을 잃거나 위험에 빠진적이 실제로 있기는 한 것일런지 모르겠습니다. 왜 인터넷 악성댓글로만 혐오감정이 나오고 있을까요 ~

 

어쩌면 아무 생각 없이 쉽게 욕을 하고 싶고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심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에게 아주 약간의 공감을 이끌어내려는 노력도 당연히 하기 싫을테고, 자신의 선민의식을 충족시키기 위해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혐오스럽게 욕하면서 우월감을 충족하려는 의도도 있겠지요.

 

인터넷에서 금연을 외치는 고상하신 분들 ~ 다른 데서는 엉뚱한 일로 "혐오를 멈춰주세요" 이런 소리를 하시는 거 같던데

그 전에 사람되는 것부터 고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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